SPRING 2022
PHOTO ESSAY
B.S.P. 시리즈는 By product, Solvent, Plastic을 사용하여 제작된 아트 퍼니처이다. 이 작품의 타이틀은 각 재료의 첫글자를 딴 BLT 샌드위치의 이름 문법에서 가져왔다. 프로젝트는 산업 디자이너로서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온 프로토타입핑의 과정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제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CNC나 3D 프린팅 과정 이후에 발생되는 많은 양의 플라스틱 부스러기를 보고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가루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고온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녹여 형태를 가진 틀에 부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적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접근하였다.
이를 위해 물리 화학 박사 연구원과 특정한 온도, 휘발성 알콜 용액의 양, 작업시간 등을 고려한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고 특정한 환경에서 표면적이 넓은 플라스틱 가루를 매우 짧은 시간에 녹이는 방법을 찾아 효과적인 작업 프로세스를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의 대량생산에서 활용되는 플라스틱을 현대 공예적 관점으로 재해석 할 수 있었다. 최근 플라스틱의 재활용에 대한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플라스틱은 여전히 생활에 유용한 소재이고 편리한 혜택을 가져다 주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이란 소재에 대한 관점을 보다 더 유연하게 가질 필요가 있으며 지금의 플라스틱 자원을 효과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도 가치 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녹인 플라스틱을 이용하여 별도의 추가적인 과정이나 재료 없이 플라스틱 판재와 붙여 아트퍼니처를 제작하였다. 플라스틱을 녹인 플라스틱 가루로 붙이는 과정에서 플라스틱에 가해지는 압력에 의해 플라스틱이 마치 치즈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발견하였다. 본 작품은 미국 마이애미 Aybar gallery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021년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보테가 베네타와 함께 협업하여 전시하였다.
손동훈
Donghoon Sohn
손동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2년간의 삼성디자인멤버십 활동을 거쳐 2010년부터 약 6년동안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서 역량을 키웠다. 스마트폰, 랩탑,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디자인은 물론 사용자 경험 디자인까지 실무를 진행하였다.
Pin-up award와 같은 국내 공모전을 비롯하여 IF award, red dot award 등 다수의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하였으며, 독립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밀라노 디자인 위크, 파리 디자인 위크, 바젤월드 등 해외전시 참여를 통해 여러 매체로부터 신진 디자이너로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 Atelier SOHN을 운영하며 기술에 기반한 IT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아트 디렉션, 제품, 오브제 작업을 통해 리빙, 럭셔리 산업에서도 디자이너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Rimowa와 함께 Suitcase를 새롭게 해석하는 프로젝트와 2021 Design Miami에서 Bottega Veneta와의 협업으로 개인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