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총 3부로 구성되어 55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세계를 구성하는 풍경을 오롯이 자신의 감각으로 증명하며 볼 수 없는 곳의 너머를 이야기하는 『이다음 봄에 우리는』 속에는 선연한 겨울이 담겨있다. 작가는 계속 나아가기만 했던 길을 회귀하고 지나온 풍경과 기억을 다시 바라본다. 시선의 끝을 놓지 않은 채 현재 머무는 자리를 재구성하며 독자들에게 짙어진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안희연 시인이 세 번째 산문집을 출간했다. 작가는 스스로를 ‘단어 생활자’라 일컫는다. 그 안에는 탕종, 잔나비걸상, 선망선, 플뢰레, 파밍처럼 평소 잘 쓰이지 않거나 학술 전문지에 나올 법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시인 안희연은 비(非)시적인, 건조한, 테크니컬한, 아카데믹한 단어들이 자신의 일상에 문득 등장할 때를 예리하게 포착하고 가장 문학적인 사유의 통로를 열어젖힌다.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발표한 작품을 묶은 소설집이다. 표제작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와 제10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희고 둥근 부분」을 포함한 9편의 소설이 수록됐다. 주로 20대 중반에서 30대 인물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려 혹은 거부하려 애쓰는 각자의 사정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사실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은 진심을 숨기고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표현이자 하나의 발버둥이 아닐까.
『게르니카의 황소』는 가상적 방식으로 현실과 대립하는 심리 스릴러 소설로, 사회와 예술, 삶의 이중성에 대해 탐구한다. 한국계 미국인 화가 케이트는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매료돼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약을 복용한 이후로 ‘게르니카’에서 ‘황소’가 튀어나와 자신을 공격하는 환영을 보지만, 투약을 중단하자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을 한다. 어느날 꿈 속에서 에린의 걸작을 보고 이를 현실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거래를 하는 케이트. 그러나 그 만남은 살인사건을 목격하는 시작이 된다.
무용원 이론과 예술경영전공 홍승찬 교수가 ‘그저 좋아서’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그저 클래식이 좋아서』를 선보인다. 엔니오 모리꼬네 외에도 안드레아스 세고비아, 프레디 머큐리, 클라라 슈만 등 저자가 몇 년 동안 『월간 객석』과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음악 칼럼 중 37편을 소개한다.
우리 시대의 20대 문제를 ‘포퓰리즘의 물결’의 맥락에서 바라본 책이 출간됐다. 저자 김내훈은 혐오의 뼈대인 ‘우리’와 ‘그들’의 구분이 K-포퓰리즘의 기저 논리이자 본질이며, 포퓰리스트의 최대 전략으로 본다. 20대 청년은 이 전략 아래 반-페미니즘, 반-난민, 반-이주민, 반-불공정, 반-기성세대 등 다양한 ‘안티의 네트워크’로 결집을 이룬다. 이들은 자신의 요구를 일차원적 분노와 혐오로 쏟아내는 ‘과격한 20대’에 머물까, 새로운 대안을 선언하는 ‘급진의 20대’로 거듭날까?
제63회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부소니 콩쿠르에서 연주한 3곡을 음반에 담았다. 한예종과 유니버셜뮤직이 2020년부터 젊은 음악가 지원을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의 3번째 발매 앨범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와 함께 부소니의 ‘쇼팽 프렐류드에 의한 10개의 변주’, 바흐·부소니의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가 있어’가 수록됐다.
성악가 유채훈, 최성훈, 정민성, 박기훈이 한 팀을 이룬 라포엠의 첫 미니앨범이 나왔다. 이들은 <SCENE#1>을 “클래식 4중창 사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 아름다운 커버곡, 신곡들이 다 합쳐진 종합선물세트”라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눈부신 밤’을 포함하여 ‘신월(新月)’, ‘초우’등 여덟 트랙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