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귀를 쫑긋하는 순간엔 비밀스럽고 심리적인 변수가 작용한다. 그 매력적인 변수를 기계장치에 입히는 일을 상상해보자. “‘칵테일파티 효과’ 라고나 할까요?” 즉흥적인 질문에도 매끄러운 답을 내놓는 그는 어떤 위기 상황에도 든든한 파트너일 것 같다. 콘솔과 믹싱을 다루는 엔지니어의 하드웨어 속에는 인간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열정적인 심리학도의 모습이 엿보였다. 영화 음향과 관객의 심리를 다루는 라이브톤1의 사운드 슈퍼바이저 김병인을 만났다.
영화 음향 실무 현장에 뛰어들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우선 학부에서 영화를 전공했습니다. 음향 기술을 중점으로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전문사 음향 전공으로 입학했습니다. 재학 중 현 회사(라이브톤)에서 인턴을 몇 번 하고 대사 편집자로 입사했습니다. 그 뒤에 ADR2이라고 하는 후시녹음 기술자, 엔지니어로 일했죠. 지금은 여러 소리를 섞고 만드는 믹싱을 담당하는 사운드 리-레코딩 믹서이자 감독과 소통하면서 최종적으로 사운드를 조율하는, 음향 감독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사운드 슈퍼바이저로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확고했던 진로, 어떤 확신이 있었나
이과 학생이기도 했고 수학, 과학을 꽤 잘했습니다. 언어 영역은 잘 못했고요. 저는 완벽한 공돌이가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음악을 좋아했고, 취미 생활로 기타도 치고 학교에서 밴드를 만들기도 했죠. 고3이 되면서 아버지와 진로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음악을 해볼 생각이 있다 하니 아버지께서 회의적이셨어요. 내가 음악에 진짜 재능이 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죠. 그래도 변함없이 저는 좋아하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었어요. 영화도 너무 좋아했고, 그러면 음악도 다루면서 영화도 같이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니까 이런 멋있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영화과에 진학하고 영화도 만들어보고, 점점 원하는 걸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영상음향 전공으로 미국 유학을 마친 후, 한예종 전문사 과정을 택한 이유는
미국으로 유학을 간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한번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영화과를 졸업했지만 영화 음향이 커리큘럼에서 너무 작은 부분을 차지하니까 아카데믹한 기술을 배울 기회가 많이 없었죠. 그래서 과감하게 미국 유학을 결심했고, 유학을 다녀와서 라이브톤에 바로 입사하려 했거든요. 그런데 때마침 ‘서브 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국내외로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였어요. 2008, 9년쯤이었죠. 라이브톤 대표님께서 영상원 가서 한 번 더 공부해보는 게 어떻겠냐 제안하셨고, 저도 좋은 기회일 것 같아 지체 없이 원서를 접수했습니다.
한예종 재학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제가 입학했을 당시가 석관동 신축 교사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샤워실. 샤워실 바닥은 왜 이렇게 뜨거운가! 휴게실에서 많이 잤거든요. 근데 등을 댈 수도 없고 안 댈 수도 없고, 겨울에 등은 뜨거운데 배는 차갑고. 학교 하면 그게 가장 생각나요. 여러 가지 일상적이고 소중한 기억들이 있지만 진짜...샤워실은 왜 그렇게 뜨거웠을까?
학생 때는 저희가 돈을 내고 뭔가를 배운 건데, 입사하고 나니까 돈을 받으면서 배우는 것도 되게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아주 바람직한 건 아니죠. 한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있어요. “너희가 돈을 받으면서 배우는 건 말이 안 되지 않겠냐? 최대한 학생일 때 많이 배워라.” 그 당시에 그 말을 듣고선 가르쳐 주지 않는 것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 창고에 안 쓰는 기자재들도 죄다 꺼내서 써 보고 연습했거든요. 그 한마디가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걸 시도하게 했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가장 큰 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나의 영화를 위해 여러 사람과 협업하는 일, 위기 대처 능력은 필수
감독님마다 일을 대하는 방식과 대화 방식이 천차만별이에요. 같은 현상을 두고도 모든 감독님들이 같은 언어를 쓰지 않기 때문에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항상 필요하죠. 또 아주 가끔 정전이 일어나요. 아이러니하지만 정전이 일어나면 다들 “이 영화 대박날 거다.”라고 말해요. 정전이 크게 온 영화가 있었는데 그게 <명량>이었습니다. 위기의 순간은 항상 여러 모양으로 오기 때문에 초반에 상대방의 대화의 방식을 파악하는 게 관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도 한 5년은 알고 지낸 사람처럼 대하려고 해요. 제가 닫혀 있으면 상대방도 저한테 열릴 의지가 없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 만나도 마치 여러 번 만난 것처럼 분위기를 이끌어갑니다. 우선 친한 척하기, 그렇게 해서 친해지기. 좋은 분위기에서 작업한 것들이 결과도 좋더라고요.
힘들기도 즐겁기도, 거쳐온 작품들의 역사
나홍진 감독님의 <황해>가 작업 기간이 짧은데 영화는 길어서,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작품은 <명량>이었구요. 최근에는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 한 <닥터 브레인>이요. 스케줄이 촉박한데 아내의 출산과 딱 겹쳐서 두 가지 일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거 어떡하지?’ 싶은데 정신 차리고 보면 컴컴한 극장에서 기술 시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항상 끝은 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출 감독님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진 작업들도 많습니다. 서로 끌리는 면이 있으니까 밤새워 작업을 해도 재미있고 그렇게 했던 작품들이 결과도 좋죠. 그런 감독님들이 또 새 작품을 들고 오시면서 이어지는 인연이 있습니다. 조의석 감독님은 <감시자들> 할 때 처음 뵈었는데 그때 작업을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 “감독님, 다음 작품 빨리 찍어서 저한테 오세요.” 하고 헤어지면 차기작 하실 때 “(금방 찍고 갈 테니) 딱 대기하고 있으라”고 전화 주시고.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까지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 관계를 넘어서 유대관계가 형성된 경우에 잘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기생충>으로 한국인 최초 골든 릴 어워드 수상, 그리고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
영화를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봉준호 감독님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이 입봉작 <플란다스의 개>부터 라이브톤과 쭉 함께하신 게 제가 이 회사를 오게 만든 큰 계기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입사 전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꿈 중 하나가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열차>를 해보고 싶다’였거든요. 그리고 정신 차리고 보니까 <설국열차>를 믹싱하러 미국에 와 있더라고요. <설국열차> 작업하며 감독님하고 많이 가까워졌고 단편영화와 <옥자>도 같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연스러운 일로 느껴지는데, 과거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대단한 일이었구나 싶습니다. <기생충>은 특히 ‘안 들리는 대사 없게 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음절 단위로 녹음하고 갈아 끼울 정도로 꼼꼼하게 작업했고 결과도 좋게 나와주었죠.
과거 인터뷰에서 언급한 ‘기술적으로는 완벽을 기하되, 연출적인 판단은 내리지 않는다’라는 직업적 원칙은 지금도 유효한가
그 당시에는 후시녹음(ADR) 엔지니어였어요. 다시 녹음이 필요한 부분을 배우와 함께 화면을 보면서 재녹음하는 일을 했죠. 기술적으로 다시 녹음할 수밖에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거나 연출적으로 감독님이 다시 녹음하고 싶다는 특정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후시녹음 엔지니어가 연출적으로 개입할 이유는 없는 거에요. 대신 감독님이 원하는 기술적인 서포트나 제3자의 객관적인 의견을 요청할 때는 피력했고요. 그러나 현재 저의 직무와 직책상 사운드를 연출해야 하고 연출한 것을 감독님과 듣고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죠. 오히려 반대로 기술적인 것을 베이스로 연출적인 것을 어떻게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와 임무가 달라졌으니까요.
작품을 대할 때마다 첫 번째 관객으로 임합니다. 음악, 사운드, 편집이 다 된 최종 영상을 보는 건 감독님과 모든 스텝을 포함해서 사운드 슈퍼바이저가 처음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이영화의첫번째관객으로서‘관객이라면어떤걸듣고 싶어 할까’ 이입하며 파고드는 게 철칙이라면 철칙이죠.
영화의 사운드를 총감독하는 일을 본인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칵테일파티 효과’3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무리 시끄러운 상황이더라도, 단둘이 얘기하는 순간엔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죠. 시끄러운 클럽 음악이 쏟아져도 “어디서 왔어요?”라는 누군가의 말이 들리는 것처럼 사람이 소리를 듣는 행위엔 심리적인 의지가 작용해요. 단순히 큰 소리나 또렷한 소리를 잘 듣는 게 아니고, 내가 집중해서 입 모양을 읽는 순간이 소리로 들리기도 하고 내가 사랑에 빠진 사람이 말을 하면 그 사람 목소리만 들릴 때가 있죠. 인간의 심리와 음향. 그걸 구현하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인간의 뇌와 귀는 듣고 싶은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데, 마이크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환경에 놓이면) 온갖 잡음이 들어가요. 이때 관객이 심리적으로 듣고 싶어 하는 소리를 기술적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죠.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을 ‘칵테일파티 효과’를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면 맞을까요? 미리 좀 생각해 놓을걸. 하하.
작품의 세계를 사운드로 구축하는 일
보통 사람들은 SF나 전쟁영화 같이 소리 많은 영화가 사운드 작업에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로선 아무 소리가 없는 영화가 가장 어려워요. 멜로라든가, 소리의 밀도가 희미한 영화가 어렵습니다. 소리가 드문 상황에서 나오는 소리는 일일이 의미가 부여되기 때문에 그 소리 하나하나를 만지고 만드는 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일상에서 지나가는 평범한 소리가 음향 작업자들에겐 소중할 때가 많아요. 지붕 위 양철판에 떨어지는 빗소리, 차가 임시로 포장해놓은 공사장을 달릴 때와 아스팔트 위를 달릴 때의 소리, 모두 다르거든요. 손쉽게 찾을 수 없는 이런 소리가 소중합니다. 저는 새로운 소리를 채집하기 위해 녹음기를 들고 다닙니다. 녹음기가 없을 때는 핸드폰 녹음기도 성능이 괜찮아서 사용하고요.
언제는 가족이랑 월드컵 공원에 갔는데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너무 평화로운 거예요. 그럼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5분 동안 녹음을 해요. 그러면 그걸 꼭 영화에 쓰게 되죠. 그렇게 녹음해서 넣은 소리가 거의 매 작품에 있어요. 아주 자연스러운 소리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인지를 못 할 뿐이죠. <82년생 김지영>도 아파트를 배경으로 해서 그렇게 녹음한 소리가 많이 들어갔습니다. 영화엔 없으면 이상한데, 있으면 있는 줄 모르는 소리가 많이 존재합니다.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만들어낼 수 없는 것
음악은 시끄러운 헤비메탈을 좋아하는데, 소리는 절대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소리를 좋아해요. 월드컵 공원의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약 40명의 보조 출연자를 섭외해서 넓은 공간에 배치하고 ‘자 여러분 행복하게 한번 떠들어 주세요’ 해도 그런 소리가 안 나오거든요. 그렇게 연출 지도를 받으면 어색한 소리를 내게 되니까요. 그런데 현실의 월드컵 공원에서는 아기가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절대 돈 주고 만들어낼 수 없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총소리, 자동차 폭발하는 소리는 사운드 라이브러리에 얼마든지 있죠. 하지만 평화로운 소리, 아파트에 에코로 울려 퍼지는 아이들 소리. 그런 소리는 만들기 정말 어렵고, 어려운 만큼 좋아합니다.
관객의 관점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도 유독 사운드가 기억나는 영화도 있나
아는 만큼 들리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습니다. ‘이건 힘들게 했겠다’, ‘이건 쉽게 했겠다’ 하는 걸 알거든요.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처음 보는 영화이니 스토리를 따라가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사운드에 집중이 됩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는 <돈 룩 업>이요. 사운드가 큰 역할을 하지 않는 영화인데 어떤 것도 도드라지지 않게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든 걸 눈여겨봤어요. 사운드를 ‘특징 있게’ 만드는 건 소리의 크기를 키우거나 신기한 소리를 넣으면 만들 수 있는데 ‘특징 없게’ 만드는 건 오히려 어렵거든요. <돈 룩 업>은 내용을 오롯이 따라갈 수 있게 사운드를 정갈하게 덜어내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새하얀 접시 위에 장인이 만든 최고급 회 한 점이 딱 놓인 느낌이랄까? 이렇게 믹싱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아니나 다를까 일부러 엔딩 크레딧을 보는데 잘하시는 분들이 했더라고요.4 아, 난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이브톤은 최근 <오징어 게임> 등 넷플릭스 및 드라마 작업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영화 산업과 매체 환경의 최전선에서 느끼는 변화가 있는가
스튜디오 입장에서 봤을 때는 OTT 플랫폼의 작품과 기존에 했던 영화 작품의 매출이 거의 반반이거나 올해는 (OTT 매출이) 더 커졌어요. 영화는 영화관에 맞는 사운드가 있고, OTT는 OTT에 맞는 사운드가 있어요. 청취하는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죠. ‘집’이라는 환경에서 작품을 본다고 가정했을 때, 누구는 핸드폰으로 보고 누구는 태블릿으로 보니까요. 기술적으로 새로운 기계들이 출시되는 것보다 청취 환경이 다양해졌다는 것이 더 큰 변수입니다. 모든 변수를 충족하는 단 하나의 사운드 마스터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중간점을 어떻게 찾아갈지가 지금의 가장 큰 숙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사운드 디자이너, 엔지니어로 다양한 특강을 이어오기도 했다. 이 분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시에는 이 이야기를 못 한 것 같은데, 우선 재미있어요. 이 일 진짜 재미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작품, 새로운 장면,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기술들, 새로운 위기들도 계속 나오기 때문에 저는 매번 놀러 오는 느낌으로 일하러 오거든요. 어떤 날에는 빨리 스튜디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제가 일에 빠져서 그렇다기보다는 내일의 내가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해서요. 그 정도로 크리에이티브한 일이거든요. 이 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일이 재미있다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2022년, 새로운 챕터를 맞이하며
해야 할 작품이 너무 많은데 저는 이 일을 즐겁게, 오래 하고 싶기 때문에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많은 분이 극장에 오셔서 크게 울려 퍼지는 시원한 소리를 들으시면 좋겠어요. 작업을 다 완료했는데 개봉 못 한 작품들도 많거든요. 곧 개봉할 영화로는 최동훈 감독님의 <외계인>을 작업하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 꼭 극장으로 많이 와주세요.
“모든 소리를 힘들게 만들었으니까 모든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죠. 근데 과감하게 없앨 건 없애고 더할 건 더해서 최종적으로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소리를 만들고 조율하는 게 음향 감독의 일인 것 같아요.” 덜어내고 더해내는 일. 한낱 지나가는 소리를 탐구하고 세상의 소리를 향한 애정으로 마침내 진실한 세계를 구현해내는 일. 우리가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인지하지 못하는 수백 개의 자연스러운 소리는 이토록 치열한 사운드의 세계에서 탄생한다. 그의 작업 철학과 사람을 대하는 철학은 신기하게도 닮아 있었고, 수학과 헤비메탈을 좋아했던 고등학생은 마침내 사람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예술가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