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협조적 블루>는 시각적 또는 언어적으로 파란색에 연관된 이미지를 로열 블루, 검은색, 흰색으로 컬러를 제한하여 회화화 한다. 이것은 제한된 컬러 팔레트를 사용하여 로열 블루를 극대화함으로써 색채의 특징을 드러내고 고찰해 보려는 회화적 실험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로열 블루를 ‘비협조적인 파란색’으로 정의한다.
“예전에 두 작품에 이 색을 썼다. 둘 모두 성공적이지 않아 전시한
적은 없다. 작업에 사용해 온 많은 색 중 이 색을 어느 그림이
썼는가를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이 색은 확실히
특징이 있는 색이다. 로열 블루는 기묘하게 튀는 성격이 있어, 내 그림
안에서는 다른 색과 잘 융화되지 않고 겉돌곤 했고, 그래서 그림에 참
비협조적인 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다른 색과 조화되지 않고
두드러지는 것이 이 색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 2020년 2월 작가 노트
회화에서 어떤 색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그 색이 그림의 맥락과 관계없이 색 그 자체로 -물감의 가격이 비싼 색일 수는 있지만- 다른 색보다 더 귀하거나 의미가 있지는 않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로열 블루가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만 다른 회화작품에서 이 색이 같은 가치를 가지지는 않는다. 로열한 블루이든 안료의 가격이 저렴해 푸른색을 대중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인디고이든 적어도 그림에서는 그 그림에 필요한 색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진다.
박형지 Hyungji Park일상의 사소한 감각으로부터 시작되는 박형지의 회화는 반복적인 실패와 망치기의 과정을 통해 예측불가능하고 울퉁불퉁한 표면으로 완성된다. 이미지와 재료의 물성 사이를 오가며 캔버스 안에서 그 회화만이 가지는 고유한 논리를 구축하고자 하는 그의 탐색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지속, 확장된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과 전시 활동을 하였으며, 2012년부터는 서울에서 거주 및 작업 중이다. 갤러리175, 통의동 보안여관, 플레이스막, 디스위켄드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대안공간루프, 아트선재센터, 하이트컬렉션, 아트스페이스3, 봄화랑 등에서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