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tial Emotion›. 춤추며 안무하는 현대무용가 윤나라의 작품입니다. 2018년 초연된 이 작품은 3월 코로나19로 공연 취소 사태가 잇따르자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돌려주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기획된 ‘K-Arts 온라인 희망콘서트’에 영상으로 소개되며 주목 받았습니다. 사람의 내밀한 감정을 두 무용수의 섬세한 몸짓과 호흡으로 탁월하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시계를 돌려 지난 1월 2020년을 맞으며 던진 질문을 생각합니다.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그래서 A, R, T, S. arts, 예술, 그 자체를 믿고, 밀고 가보자 했습니다. 우선 ‘A’에서부터 시작합니다. A는 모든 것의 첫 걸음이면서 가장 뛰어난, 최상의 수준을 뜻합니다. 또한 A와 A'이라고 쓸 때 A는 어떤 것의 본진이 됩니다. ‘A’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시지요? 올해 예술의 기본을 되짚으며 성장과 발전, 진화와 변형, 고뇌와 사색까지 그 모든 것을 담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몇 달만에 예술계는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공연은 무대를 모두 네모난 화면 속으로 옮겼습니다. 뉴욕 메트로 오페라도, 베를린필도 그 방 안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공연이 빈번할수록 예술이 왜 무대에 서야 하는지, 예술가와 관객이 왜 만나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것이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합니다. 시대를 앞서 읽는 선각자들은 전시(戰時)와 같은 현재의 비상 상황이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라며, 거대한 문명사적 이행기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예술가 스스로 희망을 창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다행히 봄호에서는 집중과 절제, 진정성과 성실성, 창작 공간과 공동체, 실존과 생존, 고단과 결단의 언어로 전해지는 새로운 희망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뛰어난 방역체계로 국격이 올라가고 마스크 구입도 수월해졌습니다. 그런데 KF94를 써도 막지 못하는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이 마음의 보호막은 무엇일까요. 거대한 희망을 말하기 전에 그간의 일상을 떠올립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집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A처럼 소박하고 소중한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고 싶습니다. 두 손을 힘껏 들어 올립니다. 꽃이 피어도 오지 않은 봄, 길 잃지 말고 얼른 우리 곁으로 오라고.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