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은 우리의 일상에 무심히 배어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마주하던 ‘무한도전’이 그랬고, 먹자골목에 우후죽순 늘어난 ‘무한감동, 무한리필’ 음식점 이 그렇습니다. 4050세대라면 이전에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무장한 그룹 ‘무한궤도’를 첫 손에 꼽기도 할 것입니다.

가을호에는 무한한 반복 속에 다름을 찾아가는 개성적인 음악인들을 소개합니다. 절대불변의 가치를 깨닫거나 자신의 탐구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와 향유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안무가들을 주목합니다. 예술이라는 노동의 합당한 대가를 위해 무한한 분노로 작품을 창작하는 그녀를, 예술이라는 구역에 머물며 지치거나 미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그들의 싸움을 지지합니다.

그리고,예술로 끝까지 가기위해 귀한 말들을 새겨 듣습니다. 세상을 뒤집어엎을 영화를 만들겠다는 배짱과 포부를 가져야 하고, 예술가는 궁극적으로 남과 다른 것을 해야 한다고 명심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과감하게 실행하되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하던 것을 그대로 하는 끈기와 여유도 옆에 두어야 합니다.

2014년은 봄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가을도 차마 잊을 수 없는 시간입니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무한궤도’의 실체를 보여주며 도전과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마왕’을 떠나 보냈기 때문입니다. 1988년 그가 맨 처음 들고 찾아온 <그대에게>를 새삼 꺼냅니다. 한 세대, 30년이 지난 음악이지만 아직도 무한 재생되는 노래입니다. 새로운 궤도를 그리고자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포기하지 않는’그대들과함께듣고 싶습니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