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에튀드
앨범/임윤찬/24곡/클래식/데카
음악원 기악과 출신 임윤찬이 유니버설뮤직 산하 클래식 명문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첫 앨범을 발매했다. 임윤찬은 21일 “알프레드 코르토, 이그나즈 프리드먼, 요제프 레빈, 마크 함부르크, 세르히오 피오렌티노 등 내게 거대한 우주 같은 피아니스트들이 쇼팽 에튀드를 연주해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이들처럼 근본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며 “그 뿌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쇼팽의 에튀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쇼팽의 에튀드 Op. 10과 Op. 25 전곡이 수록된 앨범의 커버는 데카에서 발매된 전설적인 앨범들을 오마주한 디자인이다.
하이라이프
도서/김사과/268p/한국소설/ 창비
한예종 연극원 협동과정 서사창작과 출신 소설가 김사과가 세 번째 소설집 『하이라이프』를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 특유의 독보적인 문제의식과 당대를 읽어내는 기민함이 돋보이는 단편소설 아홉 편을 묶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엉망으로 돌아가는지, 그 현실을 곧 터질 듯한 분노의 에너지로 날카롭게 직조하는 소설가 김사과. 하지만 그는 당대를 직시하고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되 좀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희망을 놓은 적이 없었다. 비록 “아직 확정되기 직전의 바로 이 순간이 지속되기를”(「몰보이」) 영원히 바라는 방식으로 꿈꾸는 희망일지라도, 진실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힘과 끈기를 잃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판소리 이면으로 보는 동초제 흥보가
도서/김예진/160p/전통음악/ 토일렛프레스
전통예술원 출신의 김예진은 故 이일주(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명창의 제자이며 현재 교육자로 활동 중이다. 그가 최근 ‘동초제 흥보가’에 대한 연구 저서를 발간했다. 동초제는 동초(東初) 김연수 명창이 재정립한 유파로, 오정숙 명창에서 이일주 명창으로 이어져 이들의 후학을 주축으로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 동초제 흥보가는 여러 흥보가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놀보 제비 노정기’와 ‘놀보 박 타는 대목’의 전승으로 민속자료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번 저서는 판소리 이면(裏面)의 학문적 구조화를 통해 좀 더 일반화된 지식으로 판소리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자 진행한 작업물이다.
당근밭 걷기
도서/안희연/168p/한국시/ 문학동네
시인 안희연(연극원 극작과 서사창작전공 교수)의 신작 시집이 발간되었다.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안희연 시인의 이번 시집은 ‘여름 언덕’에서 내려와 ‘당근밭’을 걸으며 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삶의 신비와 여분의 희망을 건져 올리려 애쓴 시인의 지난 4년을 담고 있다. 안희연 시인의 전작은 동료들에게 “한 손에는 미학, 한 손에는 깊이를 포획”(시인 이원)하고자 하는 시인이며, “깨달음의 우화와도 같은” 시편들을 통해 “기어이 어떤 연약한 강인함에 가닿는다”(시인 이제니)는 미더운 평을 받은 바 있다. 그의 네 번째 시집에는 절벽에 서 있는 것 같은 날카로운 생의 감각으로 써 내린 시 58편이 수록됐다.
소설 보다: 여름 2024
도서/함윤이 외 2인/152p/ 한국소설/문학과지성사
연극원 극작과 서사창작전공 출신의 함윤이 소설가의 신작 소설이 『소설 보다 : 여름 2024』에 선정되어 수록 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2022년 여름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될 당시 “보기 드문 스타일리스트의 등장”(강동호 문학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으며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함윤이가 1년 만에 사랑과 이별 그리고 영원을 실험하는 「천사들(가제)」로 《소설 보다》에 선정되었다. 제목에 포함된 ‘가제’라는 말이 암시하듯, 이 소설은 제목이 확정되지 않은 ‘항아’의 시나리오 작품으로 시작해 사람과 사람 사이 온전히 사랑하지도 이별하지도 못한 세계를 비유적으로 그려낸다.
미래의 손
도서/차도하/164p/한국시/ 봄날의책
연극원 극작과 서사창작전공 출신의 故 차도하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 출간되었다. 차도하 시인은 2020년 「침착하게 사랑하기」 외 4편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했다. 「침착하게 사랑하기」는 신에게 손을 붙잡혀 강변을 걷는 화자가 맡은 물비린내로 시작되어 마지막 행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마무리된다. ‘기성 시인 누구도 쉽게 떠올릴 수 없게 한 개성의 충만함이 눈부셨다’는 평처럼 이 시의 비범함을 감각한 많은 이가 그의 첫 시집을 기다렸다. 『미래의 손』은 2023년 만 스물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의 유고 시집이기도 하다. 생전 시인이 출판사로 보낸 61편의 시에 한 편을 더 보태 총 62편이 담겼고, 강성은, 신해욱 시인이 정성 어린 손길로 도닥였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예술과 예술교육
도서/어경준 외 6인/예술교육연구서/ 한국예술연구소
한예종 한국예술연구소가 예술교육총서 시리즈 제14권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예술과 예술교육』을 발간했다. 한국예술연구소의 ‘예술교육총서’ 시리즈는 예술과 연계하여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를 조망하고, 예술계의 최근 이슈와 동향을 살펴보면서 미래의 예술 및 예술교육 환경을 전망하기 위해 매년 2월 발간되고 있다. 이번 예술교육총서는 2015년 UN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17개의 목표인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이하 UN-SDGs)에 주목하였다. UN-SDGs는 인류, 지구환경, 번영, 평화, 파트너십의 5개 영역하에 17개의 목표를 배치하여 인류 보편의 문제는 물론 지구환경,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전 지구적인 선언이라 할 수 있다.
토카타
도서/배삼식/140p/희곡집/ 민음사
극작가 배삼식(연극원 연출과 음악극창작협동과정 교수)의 신작 희곡집 『토카타』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각각 2023년, 2022년에 극을 올린 「토카타」와 「마디와 매듭」이 실렸다. ‘토카타’는 이탈리아어로 ‘손을 대다’, ‘접촉하다’라는 뜻을 지닌 ‘토카레(Toccare)’에서 유래한 단어다. 배삼식은 모든 접촉이 차단됐던 팬데믹의 어느 날 산책길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타인의 온기가 절실한 시기에 떠오른 “때로 위험한 것이자 가장 오래된 감각”으로서 접촉에 대한 이야기다. 극한의 고독을 연기한 배우 손숙이 정의하는 이 작품은 “쓸쓸하게 혼자 남은 마지막,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는 이야기”다. 『토카타』는 무대 장치를 최소화한 대신 밀도 있는 대사로 섬세하고 깊은 감정을 표현한다. 대사를 한 줄 한 줄 음미하다 보면 절절한 고독을, “생을 탁 꺼 버리고 싶은 순간”을 끝내 견뎌 내는 생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