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ts Digest

1 시절과 기분

소설 / 김봉곤 / 364p / 창비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김봉곤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발표한 소설 6편을 순서대로 엮었다. 첫사랑, 첫 연애, 첫 키스 등 ‘첫’의 순간과 감정들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아낸 이 소설집에 실린 ‹데이 포 나이트›와 ‹그런 생활›은 각각 2019년과 2020년 젊은 작가상을, 표제작이기도 한 ‹시선과 기분›은 문학과 지성사의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되었다.

2 오늘의 엄마

소설 / 강진아 / 292p / 민음사

강진아 장편소설이자 민음사에서 선정한 ‘오늘의 젊은 작가 25’시리즈 중 하나다. 애인을 사고로 잃은 경험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주인공 정아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엄마를 간병하며 엄마의 보호자가 된 후의 좌충우돌을 담은 이 책은 죽음과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매번 준비하지 못한 이별을 겪는 우리에게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동행이 되어준다.

3 겟패킹

시 / 임솔아 / 116p / 현대문학

시와 소설 모두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임솔아 작가의 두 번째 시집이다. 출판사 현대문학의 새로운 시리즈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컬렉션이며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조형예술과 교수인 김지원 작가의 드로잉 작품이 표지를 채웠다. 작가가 그간 대결해온 삶의 폭력과 갈등, 슬픔과 분노 같은 날카로운 단면들을 일상과 밀접하게 연마된 시어들로 군더더기 없이 드러내며 시인이 천착하는 시적 세계를 보다 선명하게 확장시키고 있다.

4 고요함 동물

소설 / 박솔뫼 / 172p / 창비

전위적인 실험성과 고유의 스타일로 꾸준히 주목받아온 박솔뫼 작가의 신작이다. 주인공 ‘나’의 고양이인 ‘차미’가 탐정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일어난 사건일지와 그 서사를 박솔뫼만의 유려한 문장과 함께 좇으며 독자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평범함이라는 비범함‘으로 가득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5 극장에 대하여

예술 / 이승엽 / 368p / 마인드빌딩

1987년 예술의 전당에서 예술경영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지금까지 예술경영과 극장경영의 전문가 이승엽교수가 전해주는 극장 이야기다. 극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시간적 흐름인 종단면은 물론 극장의 속성에 해당하는 횡단면을 번갈아 살펴보면서 이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확인되는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관련 분야 종사자는 물론 예술경영, 극장, 공연예술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극장 전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6 화이트 호스

소설 / 강화길 / 300p / 문학동네

2020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단편소설 ‹음복›으로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강화길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강화길은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혐오와 폭력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여성을 교묘하게 억압하는 거대한 사회 구조를 파헤친다. “나는 계속 찾아다닐 거야.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고, 이것이 나의 사랑이니까.”라는 작가의 말처럼 훗날 여성-스릴러로 자리 잡을 분야의 소설들을 동시대에 읽는다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7 ROBERT SCHUMANN - KREISLERIANA, FANTASY IN C, ARABESQUE

앨범 / 손열음 / ONYX

첫 번째로 발매했던 모차르트 앨범 이후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두 번째 앨범이다. ‘크라이슬레리아나’, ‘환상곡’, ‘아라베스크’ 세 곡을 담은 슈만 앨범을 선보인다. 10대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곡이 ‘크라이슬레리아나’라고 밝힌 손열음은 이 곡에서 대조적인 두 자아가 분열하고 충돌하는 내면적 심상을 예리하게 그려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낭만적인 감성과 명쾌한 지성을 결합시킨 탁월한 연주자임을 확인하게 하는 앨범이다.

8 영산회상

앨범 / 김성준 / 악당이반

피리 연주자 김성준의 첫 음반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으로 전통의 보존과 계승에 매진해 온 연주자가 스무 해가 넘는 기간의 공부를 돌아보는 것은 물론 향후 나아갈 길을 찾고자 시작한 이번 작업에는 가야금 강효진, 대금 이결, 장구 안성일 등 함께 호흡을 맞춰온 동료 연주자들이 참여해 연주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