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19년이니까 19는 어때요?”
“스무 살과 열아홉 살의 경계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아! 19禁 이야기도 있어요!”
“‘금’은 금지의 의미도 있지만 황금이나 긋는 선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지금의 이야기일 것 같아요.”

‘19’는 자연스럽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기해년 황금돼지해로 주목받는 2019년부터 무한한 꿈을 안고 새로운 놀이터를 찾아온 열아홉의 우리와 낯선 세계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또다른 우리들. 열아홉에서 스물로‚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옮겨가는 경계에 선 이들의 고민과 기대에서 찬란한 슬픔의 봄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학만큼 사회성 짙은 예술이 있을까요? 2019년 신춘문예의 소재와 주제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등단 작가들은 청년실업‚ 난민‚ 노인‚ 질환‚ 반려동물 등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 안에 소외와 상실과 불안과 연민과 희망을 ‘살아있는 이미지’로 ‘번뜩이는 눈’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만의 문장’으로 담아 냈습니다. 그 귀한 문장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참한 인생과 균열된 시대의 징후들을 아름답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강한 펜으로‚ 가장 무거운 엉덩이로 쓴 작품들의 날카롭고 따뜻한 시선을 톺아보았습니다. 이어 창작의 고통 속에서 끌어올린 빛나는 결정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으로 진입하며 상품의 가치를 평가받아야 한다는 압박과 사회 도처에 깔린 부조리한 전형들을 고발하는 도전을 내면화한 졸업작품들을 소개합니다. 변질되지 않기 위해 유연을 배우고‚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좌표를 그려 두며 ‘불규칙한 배열로 느슨하게’‚ ‘선택과 결정을 반복’하면서도 자신만의 계절을 기다리는 예술가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보따리입니다.

3월의 연하장을 씁니다. 금기된 것을 넘어선 일들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워말고‚ 하고자 하는 일들은 황금처럼 빛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미세먼지 덮인 하늘은 우울하지만 그너머 펼쳐진 우주는 광활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생애 한 번밖에 없는 2019년 봄이 오고 있습니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