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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원 영화과 제18회 졸업영화제가 청량리 롯데시네마에서 열렸습니다. 2월 16일부터 6일간 예술사 34편, 전문사 38편 등 총 72편에 달하는 단편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영상원 추천작을 비롯하여 예술사와 전문사과정 재학생과 졸업생 작품, 그리고 한·일, 한·중합작 작품 등을 선보인 이번 졸업영화제에서 추천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이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풋풋하고 서투른, 그러나 앞으로의 가능성이 반짝이는 영화들을 떠올리셨나요? 바쁜데 그럴 시간이 있나요. 요즘은 완전체로 바로 갑니다. 졸업과 함께 말이죠.

글. 이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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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추안치앙난즈>

< 추안치앙난즈 >
감독_김기범, 40', 2015
암흑가에 몸담고 있는 봉수(김영성)는 뭔가에 쫓긴 듯 중국으로 도피를 한다. 하루하루 술로 연명하는 빈털터리 신세의 외로운 타지 생활에서 그를 더욱더 괴롭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옆방 여자 웨이(Zeng Qi)의 알아들을 수 없는 시끄러운 중국어. 타국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는 봉수의 답답함을 <추안치앙난즈>라는 제목을 통해 관객 또한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능하다. 통화음, 노래, 혼잣말 등 옆방의 거대한 소음에 맞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앙갚음하는 봉수. 이에 질세라 웨이의 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격해진 봉수는 결국 벽을 향해 온몸으로 돌진해버리는데. <추안치앙난즈>의 우리말은 ‘벽을 뚫는 남자’다. 김기범 감독이 중국 북경전영학원과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작품은 외로움과 가난, 꿈과 현실의 괴리, 이웃 간의 불통 등 다양한 현실 속 그늘을 웃음을 통해 작게나마 뚫어주고 있다.
벽을 뚫는다는 행위가 불통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셈이다. 사는 세계가 달라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전혀 다른 사람일지라도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며 일침을 놓고 있기에 영화 시작부터 엔딩까지 감독의 희극본능을 숨길 수 없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연애코미디로만 치부할 수 없다. 작년 영화과 졸업영화제에서 선보인 <파르티잔>에서 땅 좀 팠던 감독. “동료들이 말했다. ‘이제 영화에서 땅 좀 그만 파자, 힘들다.’ 그래서 이번엔… 벽을 뚫었습니다! 다음은 청룡열차다! ㅋㅋㅋㅋㅋ”, 이 창작노트대로라면 다음 작품에서 보여질 유쾌한 파괴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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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 >
감독_김석영, 24', 2015
화자(김추월)는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는 일명 박카스할머니. 어느 날 호객행위를 하다 경찰들에게 잡혀갈 위기에 처하자 지나가던 단골손님 중원(이영석)이 그녀를 구해준다. 화자는 자신에게 다정한 중원에게 왠지 마음이 가고,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한다. 화장실에서 우연히 유서를 보게 된 화자는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다음 날 한 번만 더 와 달라는 중원의 부탁에도 서둘러 집을 떠난다. 중원이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 화자. 과연 그녀는 다시 그에게 돌아갔을까?
2012 베를린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영화 <마취>에서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극화해냈던 감독 김석영은 이번 작품에서도 모순된 구조 속에서 개인이 겪는 선택이란 문제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대안적 가능성이 없는 구조적 선택, 결국 어느 쪽을 골라도 처절하며 선택은 강요된다는 진실. 결말에서 화자의 선택에 비난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카메라 뒤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의 맨눈을 잠시 빌린 것만으로도 우리의 눈은 여전히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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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멈추지 마>

< 멈추지 마 >
감독_김건, 20', 2015

웹드라마와 SF. 두 개의 축 위에 서 있는 이 작품은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비교적 짧은 영상이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백미는 역시 2화 <로봇 사냥꾼들의 추격>. 오직 인공심장으로 삶을 연명할 수 있는 연희(최배영)는 로봇 마고(이태영)에 자신의 심장을 연결한 채 로봇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결국 포위되고 폐건물 사이에서 격렬한 총격전을 벌인다.
4분 남짓한 영상은 CG부터 마고의 액션 장면까지 저예산 학생 졸업 작품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빈틈이 없다. 특히 마고가 로봇 사냥꾼에 총구를 향하는 방향과 앵글을 겹치게 하는 연출은 꽤나 인상적. 기본적으로 스팀펑크 풍의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다루는데 전개상 내레이션의 비중이 과하다는 인상을 받지만 소품과 배경은 물론 속도감 있는 전개와 결말이 나머지 결점을 충분히 채우면서 완성도를 높인다. SF라는 장르가 파격적이었는지 예고편 공개 직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는데, 사실 이 작품이 절반의 성공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웹드라마이지만 단편영화와의 구별점이 모호하여 오직 유통 플랫폼에 붙는 태그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input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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