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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는 광대다. 더운 날씨에 포즈를 취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하지만 꽹과리소리에 함께 구음을 얹어가며 여유롭게 포즈를 지어보이는 The 광대의 모습에서는 함께해온 그들의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연희 안에서 종목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아비찾아 뱅뱅돌아>, <굿모닝 광대굿>등 새로운 형식의 작품으로 꾸준히 실력을 인정받아오던 The 광대가 벌써 10주년을 맞았다. 시간의 여유가 묻어날 법도 하지만 10주년의 기념보다는 앞으로도 계속될 공연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천상광대.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이 모두 모인 The 광대를 만났다.

글. 신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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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광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친숙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안대천) 처음에 팀 이름을 정할 때 공통적으로 팀 색이 밝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밝은 기운을 나누어주자고 해서 종합선물세트로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웃음) 여러 이름이 나오다가 우리가 광대니까 광대는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냥 광대보다는 더 광대, 더 광대한 광대라는 의미로 The 광대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죠.

The 광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친숙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안대천) 고성오광대 팀이랑 한예종 동기들이랑 10명 정도로 시작을 했는데, 팀이 10년 차 되니까 원래 멤버 그대로 유지하기는 좀 힘들더라고요. 현재는 절반 정도가 남아있어요.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도 다행히 도움이 필요하면 자기 일처럼 와서 도와주면서 지내고 있어요. 뭐 새로 들어온 멤버라고 해도 이제는 거의 6~7년이 돼서 신입멤버라 하기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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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들었을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The 광대만의 원동력이 있다면?

안대천) 처음에 저희가 제작한 공연이 <타이거헌터>였는데 1년 내내 팀원끼리 아무런 경제적 대가 없이 합심해서 만들었던 작품이에요. 정말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서 4D 아트극을 만들었었는데, 완전 망했었거든요. 진짜 완전 망했어요. 그때 저희 공연을 보신 선생님들이랑 지인들이 다들 돌아가시면서 한 말이 “와, 이런 건 왜 만들었노?”였어요. 아니면 “괜찮다”며 어깨를 토닥이며 가시고. 그렇게 한번 망하고 나니까 경제적으로 투자를 할 수도 없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면 팀원들이 다 나갈까 걱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만 활용해서 공연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만든 게 <양반 나가신다>예요. 없는 살림에 만들려고 하다 보니 제작하는 것도 힘들고, 서로 많이 다투기도 하고. 진짜 그 시기가 The 광대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인 것 같아요.

선영욱) 저희가 처음 팀을 만들었을 때 주변에서 저 팀은 일 년을 버티기 힘들 거라는 이야기를 진짜 많이 했어요.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부딪히고 제풀에 깨져버릴 거라고 생각한 거죠. 사실 어느 팀이나 힘들고 의견충돌이 생기는 지점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오늘 나가겠다고 했다가도 다음날이면 같이 해보자는 의욕들이 다들 생겼던 것 같아요. 팀원 중 한 명이 성격이 안 맞아서 팀을 나가겠다고 하면 대표님이 그럼 너의 성격에 맞는 공연을 만들어보자고 설득하고, 그렇게 또 공연이 되고. 그게 저희 팀이 운영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alt <굿모닝광대굿>, 2015


alt <삼바N굿럭>, 2013



작품을 만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또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작하는지 알고 싶다.작품을 만들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또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작하는지 알고 싶다.

선영욱) 가장 많이 하는 건 뭐가 제일 유행인가 보는 거죠. 요즘에는 어떤 것을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지 항상 살펴요. 그래서 다른 공연도 많이 보고 그 공연들의 아쉬웠던 점이나 재미있던 점들을 저희끼리 모여서 회의해보고 보완할 점도 분석하죠. 훔쳐오기라고 해야 하나, 그보다는 벤치마킹이라고 해야 하나요?(웃음)

안대천) 매 작품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작품이 우리의 색에 맞을까하는 부분이죠. 아직 The 광대의 색을 뭐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색은 밝은 것 같아요. 그래서 무엇을 하든지 더 밝게, 유쾌하게 하려고 노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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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공연은 <아비찾아 뱅뱅돌아>의 버나, <굿모닝 광대굿>의 오구 굿 등의 다양한 소재로 진행되었다. 연희에서 비중이 비교적 작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선영욱) The 광대가 가장 잘하는 것과 인기 있었던 것이 뭔지에 대해 저희끼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버나’라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럼 버나만 돌리지 말고 다 돌려보자고 해서 <아비찾아 뱅뱅돌아>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굿모닝 광대굿> 같은 경우에도 연극으로 만들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저희 팀 중에 굿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계속 연구를 하다가 <허창렬씨 오구굿>이라는 작품을 변화시켜 완성한 거죠.

안대천) 전통연희라는 장르 자체가 많이 주목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소중하고요.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주목받지 않는 연희 속에서도 굿이나 버나놀이 등을 소재로 삼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애착이 가는 공연이 있다면 무엇인가.
선영욱) 저는 <아비 찾아 뱅뱅돌아>라는 공연이요. 물론 제가 주인공이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웃음) The 광대를 만들고 가장 오래, 많은 곳에서 공연을 했고, 연습 기간도 길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요.

안대천) <굿모닝 광대굿> 공연을 하면서 팀원들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다시 공부가 시작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 작품이죠. 정말 공부도 많이 했고요.

얼마 전 <국악 생존기>에서 여러 연희 팀들과 함께 놀았다. 현장 분위기가 어땠나.
선영욱) 개인적으로 ‘다 같이 모여서 한번 놀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솔직히 그걸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거든요. 다 잘하는 사람이 모이니까. 그런데 다 같이 모인다는 게 좋고, 또 그 안에서 색다른 분위기도 나고, 그냥 즐겁더라구요. 앞으로도 그런 놀 거리를 위해서 연희 연대로서의 일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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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계획된 공연활동이 궁금하다. 기획 중인 차기작이 있는지.
안대천) 올해 12월 The 광대의 완결품(웃음) <용용죽겠지>라는 가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올해는 남산국악당 상주 공연팀이 돼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아요. 10주년 기념 공연을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10주년이 되었든 20주년이 되었든 The 광대는 계속 공연 만들 테니까 기념 공연보다는 그에 걸맞은 멋진 공연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창단된 지 10년의 세월을 맞이한 The 광대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안대천) 뭐, 창대한 건 없어요. 그냥 10년 후에 The 광대 식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이 계속 같이하면 더 좋겠고, 계속해서 공연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선영욱) 10년 뒤에 The 광대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가 계속 공연을 만들고 무대에 설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팀을 만들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마지막으로 팀을 만들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대천) 저희끼리 이야기를 하다 문득 우리가 얼마나 갈 것 같으냐는 질문을 서로 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다들 길어야 3, 4년이라고 했었거든요.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나 의심을 정말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10년을 채워서 이제 1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하고, 앞으로의 10년을 생각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의심이나 걱정 같은 건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팀을 만드는 건 진짜 쉽지 않아요. 그리고 팀을 만든다면 최소 2년은 같이 고생하라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같이 망해보기도 하고. 아무리 좋은 작품이어도 첫술에 인정을 받기는 힘들고, 아무리 좋은 친구라 해도 공연을 같이 만드는 동료로서는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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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황금거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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